
국내 완성차 중견 3사로 불리는 지엠 한국사업장(한국지엠)과 르노코리아자동차, KG모빌리티가 지난해 나란히 흑자가 기대되는 가운데 대대적인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중견 3사가 모두 흑자를 내는 것은 수십 년만이다.
1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중견 3사 중 가장 공격적인 자세로 신차를 내놓는 곳은 KGM이다. 올해를 시작으로 향후 3년간 출시가 확정된 신차만 최소 4개 모델에 달한다. 우선 올 상반기 베일에 싸였던 ‘쿠페형 SUV’가 출시된다. 이 모델은 지난해 KGM 간담회에서 곽재선 회장의 ‘깜짝 발언’으로 공개됐다. 당시 곽 회장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보이며 “오늘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내년 6월 쿠페형 신차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KGM이 토레스 기반의 쿠페형 SUV 개발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정확한 제원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하이브리드 모델로 출시하는 것이 유력하다. 업계 안팎에서는 전기차 등 전동화 모델로 개발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비운의 주인공을 남을 뻔했던 준중형 전기 SUV 코란도 이모션은 ‘코란도 전기차(EV)’로 새롭게 출시된다. 3000만원대의 보급형 전기차로 1회 충전 403㎞의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서울에서 부산을 갈 수 있는 거리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각각 207마력, 34.6kgf·m에 달한다. KGM은 코란도 EV의 경우 택시로도 출시한다. 하반기에는 중형 SUV 토레스 기반의 전기 픽업 코드명 ‘O100’을 출시하고 신차공세를 이어간다. KGM은 내년에도 과거 20·30세대의 로망으로 불렸던 구형 코란도를 빼닮은 KR10을, 2026년에는 기함 렉스턴의 후속으로 알려진 ‘F100’을 잇단 출시한다. KR10과 F100은 이미 지난해 공개되면서 기대감을 키우게 하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가세를 일으켜 세울 일명 ‘오로라 프로젝트’의 윤곽이 드러난다. 이 프로젝트는 르노의 하이브리드 구동 시스템과 볼보의 CMA 플랫폼를 결합한 것으로, 르노코리아는 이를 통해 내년 ‘오로라1’을, 이듬해에는 ‘오로라2’라는 신차를 출시한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볼보의 럭셔리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 전기차 생산에도 나선다. 특히 오로라1은 한국 시장에서 가장 주요가 많은 중형 하이브리드 SUV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 파블리스 캄볼리브 르노 브랜드 최고경영자는 “르노코리아 임직원이 열정과 놀라운 팀워크로 준비 중인 이 새로운 하이브리드 모델은 한국과 글로벌 소비자들의 높은 눈높이를 충족시켜줄 차량”이라며 “한국은 물론 르노의 글로벌 시장 전략에도 중요한 차량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연이어 성공시킨 한국지엠은 이를 기반으로 중장기 목표인 연간 50만대 생산 체계를 달성할 방침이다. 지난해는 아깝게 목표 달성에 실패했으나 올해는 100% 달성하겠다는 자신감에 차 있다. ‘이쿼녹스 EV’ 등 수입 판매 차량도 늘려 ‘멀티 브랜드’ 전략도 고도화한다. 한국지엠은 이 전략 덕분에 지난해 내수와 수출이 각각 4.1%, 88.5% 증가했다. 구스타보 콜로시 한국지엠 영업·서비스 부문 부사장은 “지난해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GMC 시에라 등 다양한 신제품을 국내에 선보였다”면서 “올해도 국내 고객에게 정통 아메리칸 감성, 혁신적인 기술, 프리미엄 서비스 등을 통해 긍정적인 모멘텀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