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의 N 브랜드 최초의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이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가 선정하는 ‘2024 올해의 차’에 등극했다. 자동차 전문기자들은 왜 수많은 경쟁 모델들을 뒤로하고 왜 ‘아이오닉 5 N’의 손을 들어줬을까. 서킷에서 ‘아이오닉 5 N’을 직접 몰아보면 1랩을 돌기도 전에 그 이유를 온몸으로 체감할 수 있다.
●고성능 전기차에 내연기관 감성
아이오닉 5 N은 극한의 서킷 주행이 가능한 고성능 전기차다. 대중화를 이룬 전기차 아이오닉5와 외관은 닮았지만 사실상 완전히 다른 차다.
제로백 3.4초의 고성능 전기차가 서킷을 달리기 위해서는 강인한 내구 성능과 완전히 새로운 배터리 열 관리 시스템, 강력한 회생제동 기반의 안정적인 제동 시스템 등이 필요한데 아이오닉 5 N은 세상에 없던 기술을 대거 적용해 전기차의 주행 성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매우 상징적인 모델이다.
아이오닉 5 N을 타고 고저차가 심해 운전하기 가장 까다롭다는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 서킷에 들어서는 순간 크게 두 가지 면에서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기차이면서 완벽한 내연기관 고성능차 사운드를 구현했다는 것과 고성능 내연기관 스포츠카를 넘어서는 코너링 능력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아이오닉 5 N은 합산 448kW(609마력)의 최고 출력과 740Nm(75.5kgf·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하는 전·후륜 모터가 탑재돼 있다. 또한 일정 시간동안 출력을 크게 높여 최대 가속 성능을 발휘하는 모드인 ‘N 그린 부스트’가 적용되어 있다. 서킷 직선 도로에서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은 뒤 N 그린 부스트를 켜면 최고 출력이 478kW(650마력), 최대 토크가 770Nm(78.5kgf·m)로 증가해 단 3.4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도달할 수 있다.
일반 도로에서는 감히 경험하기 힘든 짜릿한 가속감과 진짜 내연기관과 구분하기 힘든 가상 엔진 사운드에 놀라는 것도 잠시, 첫 번째 코너를 빠져나갈 때 느꼈던 짜릿함은 여전히 손과 발끝에 남아있다.
회생제동을 활용해 코너링에 도움을 주는 ‘N 페달’ ▲원활한 드리프트 주행을 돕는 ‘N 드리프트 옵티마이저’ ▲전·후륜의 구동력을 운전자가 직접 분배할 수 있는 ‘N 토크 디스트리뷰션(NTD)’ 등 다양한 특화 사양을 통해 운전 실력을 단숨에 2∼3계단 상승시켜준다.
평범한 수준의 운전자가 평소는 결코 시도할 수 없었던 속도로 코너에 진입해도 아이오닉 5 N은 완벽하고 매끄럽게 코너를 빠져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 서킷 주행에 익숙한 기자에게도 아이오닉 5 N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기존에 익숙한 주행 라인에서 잠시 벗어나도 아이오닉 5 N은 결코 허둥대는 법이 없이 완벽하게 다시 라인을 찾아 주행하게 만들어 준다. 이토록 매력적인 고성능 전기차가 국산차 현대차라는 데에 자부심을 충분히 가질 만하다.
아이오닉 5 N이 즐거운 이유는 일상에서의 활용성까지 갖췄다는 점이다. 전기차 아이오닉5가 가진 넓은 실내 공간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고성능차로 태어났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출퇴근, 여행용 자동차로 활용하면서 주말 서킷에서는 제왕으로 군림할 수 있는 차가 아이오닉 5 N이다.
인제|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