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시장 수요가 더 크고 고급스러운 모델들로 집중되는 가운데 전기차시장에서만큼은 이에 반하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내년부터 소형 및 경형 전기차들의 본격적인 투입이 예고되고 있어서다.
마치 중형모델들이 꽉 잡고 있던 SUV시장에 소형차가 우후죽순 늘며 SUV시장 전체 성장을 이끌었던 사례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전기차시장이 상대적으로 구매 부담이 낮은 '작은 차'들을 앞세워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지 관심을 모은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볼보와 현대차는 내년 각각 EX30과 캐스퍼 일렉트릭 등 소형급 이하 전기차 모델들을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외 완성차 브랜드 모두 친환경 전동화 전환 고삐를 강하게 죄온 상황에서 이젠 차별화 및 플래그십 경쟁보다 전기차 대중화를 위한 보급형 모델 출시로 방향키를 돌리고 있는 셈이다.
고객들 사이에서 큰 기대를 모으는 모델은 볼보 EX30이다. 전기차시장내 새로운 고객 수요를 견인하기 위해 개발된 모델로, 볼보만의 프리미엄 가치와 전기차 비전을 모두 담아낸 전략 모델로 꼽힌다.
특히 EX30은 소형 보급형 모델임에도 전기차 고객들이 가장 우려하는 1회 주행거리 약점을 극복한 것으로 전해진다. 69.0kWh 용량을 갖춘 NMC(니켈 망간 코발트) 배터리를 탑재해 WLTP 기준 최대 475km의 주행거리를 확보한 것. 보수적인 국내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300km 후반에서 400km 초반까지 기대해볼 수 있는 수치다.
EX30의 판매 가격은 아직 미정이나, 전기차 보급 확대 일환으로 보조금 100%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선에서 책정될 것으로 전해진다. 전기차 보조금 100% 혜택을 받으려면 현행 기준 5700만 원 이하의 기본 가격을 갖춰야 한다. 볼보자동차코리아도 이를 감안한 가격 정책 아래 오는 28일부터 사전 계약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고객 인도는 내년 상반기 중을 목표로 한다.
그 뒤를 이어서는 현대차 대표 경차로 자리매김한 캐스퍼가 전기차 모델로 출시된다. 내년 상반기 담금질을 거쳐 하반기에 곧바로 캐스퍼 일렉트릭이란 이름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캐스퍼는 경차 시장 내 첫 SUV형 모델로 지난해 출시부터 큰 반향을 불러모은 바 있다. 지난해에만 연간 4만8000대를 팔았고, 올해도 10월까지 3만5729대를 판매했다. 2년 연속 4만 대 판매 달성 가능성을 높인다. 내년 전기차 모델까지 가세하게 되면, 경차 및 전기차 시장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