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올해 미국 법무부 당국의 조사 결과를 앞두고 ‘모델Y’ 등 테슬라 주요 차종의 제원 상 ‘최대 주행거리를 스스로 하향’ 조정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주 테슬라 미국 홈페이지에 표기한 주요 차종의 최대 주행거리를 ‘최대 37마일(약 59.5㎞)’까지 줄인 것인데, 이는 미국에만 국한해 조정됐을 뿐 유럽 시장이나 한국엔 적용되지 않았다.
예컨대 ‘모델Y 퍼모먼스’ 트림 경우 303마일(약 488㎞)에서 285마일(약 459㎞)로, 모델X 플레드의 경우 333마일(약 536㎞)에서 326마일(약 525㎞)로, 모델S 롱레인지 트림의 경우 382마일(약 615㎞)에서 375마일(약 604㎞)로 조정하는 등 인기 모델 대부분 ‘주행거리 제원’을 일제히 조정했다.
이러한 테슬라 행보를 두고 미국 현지 일부 언론에선 ‘테슬라가 미 환경보호청(EPA)이 주행거리 측정에 관한 절차를 최근 종전보다 투명한 방향으로 변경한 데 따른 결과’라고 보도 했지만 전기차 업계는 ‘테슬라 전기차 주행거리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극에 달했기 때문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 미국에선 지난해 미국 비영리 소비자 단체 컨슈머리포트가 ‘테슬라는 날씨와 관계없이 배터리 완충 시 주행할 수 있는 거리가 광고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고, 이에 미국 법무부는 현재 해당 사안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반면 테슬라 측은 주행거리 제원 변경에 대해 “미국의 새로운 테스트 조건을 적용한 취지”라고 기존 주행거리에 문제 없다는 식으로 시장과 정반대로 대응하고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도 지난해 8월 테슬라가 미국 소비자 대상으로 ‘주행거리를 조작했다’고 앞서 보도한 바 있다. 이 보도에서 로이터는 ‘테슬라가 표시 주행거리와 실제 주행거리가 다른 것에 불만을 제기하는 소비자’를 전담하는 팀까지 구성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달 전기차의 겨울철 배터리 손실율 조사 결과를 발표한 미국 전기차 전문 조사기관 ‘리커런트(Recurrent)’에 따르면 테슬라 ‘모델S’는 광고된 주행거리 대비 겨울철 주행거리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고 ‘모델X’와 ‘모델Y’ 역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손재철 기자 son@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