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는 1974년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에서 공개한 '포니 쿠페 콘셉트'를 완벽 복원해 이탈리아 레이크 코모에서 18일(현지시간) 선보였다고 밝혔다.
이날 현대차는 앞으로의 방향성을 소개하는 헤리티지 행사 현대 리유니온을 개최하고 지난해 11월 시작한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처음 공개했다. 현대차는 1974년 토리노 모터쇼에 내놨던 포니 쿠페 콘셉트를 원형 그대로 복원, 포니 개발을 통해 자동차를 국가의 중추 수출산업으로 육성하고자 했던 정주영 선대회장의 정신을 기렸다.
포니 쿠페 콘셉트는 1974년 공개 이후 선진 시장을 겨냥한 수출 전략 차종으로 실제로 양산 직전까지 개발이 진행됐으나, 1979년 석유파동으로 인한 세계 경기 침체 및 경영 환경 악화로 인해 양산에 이르지 못했다. 이후 홍수 등의 자연재해로 인해 도면과 차량이 유실되며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행사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정주영 선대회장은 1970년대 열악한 산업 환경에도 불구하고 '완벽하게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나라는 심지어 항공기까지 무엇이든 생산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독자적인 한국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꿈을 실현했다"며 "이탈리아, 한국을 비롯 포니의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준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 작업은 포니 디자인을 담당했던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와 그의 아들인 파브리지오 주지아로가 함께 했다. 조르제토 주지아로는 포니와 포니 쿠페 디자인을 시작으로 포니 엑셀, 프레스토, 스텔라, 쏘나타 1·2세대 등 다수의 현대차 초기 모델을 디자인한 장본인이다.
현대차 포니 쿠페 콘셉트는 쐐기 모양의 노즈와 원형의 헤드램프, 기하학적 선으로 최초 공개 당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복원 모델 공개 현장에는 주지아로 외에도 이충구 전 현대차 사장을 비롯해 포니 콘셉트 개발에 크게 기여한 디자이너들과 엔지니어들이 함께해 그 의미를 더했다.
포니 쿠페 콘셉트에는 선진국 진출을 위한 현대차의 담대함과 도전 정신이 담겨있으며, 이는 오늘날 현대차가 고성능 수소전기차 분야를 개척하고 전기차 시장에서의 선도적인 행보를 이어가는데 큰 경험적 자산이 되고 있다. 작년 7월 처음 공개한 수소 하이브리드 롤링랩 N 비전 74는 포니 쿠페 콘셉트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됐다.
현대차는 과거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이달 19~21일 이탈리아 레이크 코모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클래식카·콘셉트카 전시회 콩코르소 델레간차 빌라 데스테에 N 비전 74를 출품할 예정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전동화 전환 시대에 과거로부터 변하지 않는 브랜드 가치를 살피는 것은 현대차가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리더가 되기 위한 중요한 과제"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헤리티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현대차만이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유산·미래·혁신 가치를 전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